사건 도감/해외편

'나가라 전파소년' - 출연자를 1년동안 감금한 일본 예능 사건

해금도감 2023. 6. 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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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의 시작

1998년 1월 1일 일본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나가라 전파 소년'에서 새해 첫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자를 뽑는다며 오디션을 명목으로 개그맨들을 한 방에 모아둡니다. 그리고는 제비 뽑기를 하는데 당시 23살이던 "하마츠 도모아키" 턱이 길어 일본에서는 가지라는 뜻의 나스비로 불리던 개그맨이 당첨됩니다.

제비뽑기에 당첨된 나스비

나스비가 당첨된 이번 프로그램의 미션은 경품 응모에 당첨된 물건으로만 생활하기 였습니다.

 

미션이 시작되고 제작진은 나스비에게 안대를 씌우고 작은 방으로 이동시켰습니다. 그리고선 나스비의 옷을 모두 압수한 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방 안에 있는 물건들로 경품에 당첨되면 그걸로 생활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당첨된 경품 금액의 합이 총 100만엔(한화로 약 천만원)이 넘으면 미션은 종료됩니다. " 

그리고선 소량의 빵과 물을 준 뒤 떠나고 나스비는 이내 멘탈을 잡고 잡지를 보며 음모 엽서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는 1월부터 2월까지 두 달 동안 총 5,748장의 엽서를 응모했는데 안타깝게도 당첨된 경품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작진이 주고 간 빵도 거의 다 떨어져 가는데 먹을 것이 간절히 필요했던 그때 영양 젤리와 쌀 5kg이 당첨되었습니다. 하지만 밥을 지을 밥통이 없어 그는 생쌀을 씹으며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이후 2월에 당첨된 금액은 총 2,000엔 정도 당첨이되며 자신감이 붙은 나스비는 3월엔 6,531통 4월에는 6,916통, 5월에는 7,369통, 6월에는 5,561통의 엽서를 응모합니다.

실시간 방송 중계 시작 

그렇게 미션을 시작한 지 6개월 후 갑자기 스태프가 방 안으로 들어와 나스비의 눈을 안대로 가리고는 다른 방으로 이동 시켰습니다. 그 이유는 당시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17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팬 중 한명이 나스비의 집 위치를 알아내어 대중에 공개가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헤프닝이 끝났지만 해당 사건으로 오히려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더 뜨거워졌습니다.

나스비가 방송에 나온 장면

 그러자 제작진은 나스비의 일상을 녹화중계에서 생중계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나스비의 동의없이 나스비의 모든 행동을 24시간 노출시키는 짓을 한 것이었는데 당시 나스비의 팬티도 입지 않은 나체 상태였습니다. 중요부위는 제작진이 조이스틱으로 이용해 24시간 가지 이모티콘으로 가렸지만 그야말로 인권 유린의 현장이었습니다.

미션 완료! 그러나 그 뒤에 시작된 제작진의 만행

어찌되었든 이 사실을 모르는 나스비는 쉬지 않고 매일 엽서를 작성하며 결국 시작 후 1년이 되어가는 12월에 목표 금액인 100만 엔을 달성합니다. 그동안 고생한 그에게 제작진은 미션을 완수했다며 한국으로 여행을 보내줍니다. 나스비는 한국 여행을 알차게 보내고 일본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제작진은 한국의 어느 방에 또 가두어버립니다. 그리고선 잔인한 말을 합니다. 

"이번엔 경품으로 한국살기 특집입니다. 이번엔 100만엔 모으기가 아니라 일본행 비행기 티켓값만 모으면 미션 성공입니다. 저번보단 낫죠?" 

이런 헛소리를 하며 나스비에게 한일 사전과 주며 생활을 시작하게 했습니다. 금액은 더 적었지만 외국인인 나스비에게 한국어로 엽서 응모하는 것은 난이도가 너무 높았고 3달이 지나서야 목표금액을 달성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의 미친짓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처음 목표였던 이코노미 석에서 몰래 비즈니스 석으로 목표 금액을 올리더니 이 금액이 도달해가자 이번에는 파리를 경유해 도쿄로 도착하는 퍼스크 클래스 금액으로 올려버렸습니다.

나스비는 이 사실을 몰랐고 결국 퍼스트 클래스 금액까지 도달한 나스비에게 또 다시 안대를 채우고 제작진은 또 어떤 방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갑자기 방이 무너지더니 어떤 스튜디오가 나왔는데 거기에는 관중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세트장인 방이 무너지는 장면, 주변엔 관중들이 가득 차 있다.

사실 이번에 옮긴 방은 방송국에서 제작한 세트장으로, 그를 보기 위해 방송국에 온 1천여 명의 관객과 진행자가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체 상태인 나스비는 마지막까지 굴욕과 치욕을 당하고 방송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지옥의 방송이 끝난 후

그가 15개월 간 방 안에 갇혀 있을 때 작성했던 일기는 일본에서 책으로 판매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얻은 인기였던 탓인지 나스비의 인기는 금방 사라져 갔으며, 오랫동안 벗고 지낸 탓에 옷을 입으면 가려움을 느끼고 15개월 간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않고 지내 사람들과 대화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또한 해당 프로그램인 전파 소년은 이후에도 출연자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가학적인 프로그램을 계속 하다가 결국 2002년 일본 정부의 압박과 강화된 방송 규정에 따라 폐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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