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도감/국내편

경신대기근 - 조선 최악의 재앙

해금도감 2023. 4. 2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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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앙의 예고 - 하늘의 땅에서 발생하는 기현상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하늘에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면 그것은 삿된 일의 징조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현상이 1670년 1월 1일 발생합니다. 바로 안쪽에는 붉은 빛을 띄고 바깥쪽은 푸른 빛을 띄는 해무리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해무리를 시작으로 하늘에서 각종 이상현상들이 나타났습니다. 

 어느 날  평안도에서는 흰 무지개가 해를 꿰뚫었으며 희천군에서도 햇무리가 지고 양이(해의 양쪽에 두 개의 고리가 생김) 가 있었고 그 모양은 흰 무지개 세 가닥이 가로로 얽힌 모양새였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또한 태백성(금성)이 낮에 나타났다. - 현종 11년 1월 6일 - 

 밤에 유성이 하고성(독수리자리) 위에 나왔는데 꼬리가 길고 색깔이 붉었다. - 현종 11년 1월 10일- 

등 이러한 유사한 일들이 1월 내내 발생하여 보고에 올라왔다고 합니다. 

 

땅에서는 자연재해가 계속 발생했습니다 .현종 11년 2월에 한양에는 눈과 우박이 쏟아졌는데 그 크기가 오리알만하여 4살된 아이가 우박에 맞아 즉사하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또한 평안도에는 3월 말까지도 서리가 내려 심어둔 곡식의 싹이 죽고 나머지 식물들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4월부터는 엄청난 가뭄이 닥쳐 들판이 모두 타버리고 밀과 보리조차 수확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던 5월 갑자기 마른 하늘에 큰 비가 내립니다. 문제는 이 큰 비가 정말 그칠 줄 모르고 내렸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비로 전국 팔도에 홍수가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각종 산사태가 발발합니다. 

 

재앙의 시작

이런 자연재해들로 수확할 수 있던 식량은 없고 그동안 있었던 식량들도 모두 사라진 지 오래였습니다. 이에 조정에서는 진휼소라는 곳을 마련하여 백성들에게 쌀을 나누어 주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너무 오래되는 굶주림과 각종 전염병 등으로 약해진 백성들은 줄을 기다리는 중에도 죽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길거리에는 기아로 죽은 사람들이 넘쳐났으며 곡소리로 가득찼다고 합니다. 그러나 곧 곡소리는 사라지고 더 큰 지옥이 시작됩니다. 이미 기아로 죽은 사람들을 슬퍼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 지속되었기 때문입니다. 

 대기근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사람들은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합니다. 그 기록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산에 사는 사가의 여비 순례가 깊은 골짜기 속에서 그의 다섯 살된 딸과 세 살 된 아들을 죽여서 먹었는데 가서 사실 여부를 물으니 그들은 아들과 딸이 병 때문에 죽었는데 큰 병을 앓고 굶주리던 중에 삶아 먹었으나 죽여서 먹은 것은 아니다고 하였다 합니다. 죽은 이들을 먹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고 죽어가는 이를 먹는 것도 당연해지고 있었습니다. 조정도 이러한 사태에 대해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식인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벌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자신의 자식 또는 부모를 잡아먹는 이들이 너무 많아 '차라리 버리고 가는 것이 자비롭다' 라는 이야기까지 떠돌았습니다. 

 

이 기근은 2년만에 막을 내렸는데 2년동안 피해가 엄청났습니다. 당시 기록된 피해자만 봐도 1400만 인구 중 85만명이 기근으로 사망했는데 기록되지 않은 인구가 더 많았다고 볼 정도로 실제로 입은 피해는 더 컸습니다. 

 

대기근의 원인 

학자들은 재앙의 원인을 소빙하기가 원인이라는 봅니다.  실제로 당시 구의 온도가 전체적으로 1도 정도 낮아졌던 해인데 조선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역병과 기근이 돌았다고 합니다. 

 

 같은 시기에 인도에서는 대칸 대기근이 발생하고 여기서 사망한 인도인은 700만 정도로 집계됩니다. 또한 일본에서도 대기근이 발생하였고 유럽에서는 대 역병이 돌아 수많은 사람들이 이 시기에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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