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등 껍질이 왜 필요할까?
거북이의 등 껍질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거북이의 가장 큰 특징은 누가 뭐라해도 단단한 등껍질입니다.
다른 파충류들도 단단한 외피를 가지고 있지만 이는 거북이와는 본질부터가 다릅니다. 다른 동물들은 외피가 발전해서 단단해졌지만 거북이의 등껍질은 피부가 변한것이 아니라 뼈가 변해 만들어진 말 그대로 뼈 갑옷이기 때문입니다.
거북이의 등껍질은 가운데 척추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뻗은 갈비뼈가 점차 확장되고 피부 밑에 조직과 결합돼 통처럼 변하면서 껍데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거북이는 배에도 껍질이 있는데 이는 배딱지라고도 불리고 복갑이라고 합니다.
이 역시 가슴쪽 갈비뼈가 융합되어 만들어졌습니다.
만화에서는 거북이가 이 등껍질을 벗어던지고 몸만 나오는 경우가 자주 묘사되는데 이는 불가능합니다. 이는 마치 사람이 갈비뼈를 남겨두고 나머지 몸만 나오는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북이의 등 껍질은 왜 만들어졌을까?
1. 보호용으로 진화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처음에 단순하게 보호를 위해 껍데기가 고도로 발달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표유류나 파충류인 고래, 뱀, 공룡, 인간 등 대부분의 동물들의 갈비뼈는 비슷한데 유독 거북이만 보호를 위해 갈비뼈를 지녔다는 것을 설명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 거북의 뼈 갑옷은 호흡할 때 엄청난 방해를 줍니다.
폐호흡 동물들은 횡경막과 유연하게 확장되는 갈비뼈로 효율적인 호흡을 하는 반면 거북은 갈비뼈를 전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폐에 붙어 있는 복근으로만 폐를 움직여야합니다.
게다가 어깨뼈가 흉곽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있어 다른 파충류보다 보폭은 좁아지고 속도마저 느려졌습니다.
2. 땅파기 위해 진화
2016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거북 껍데기의 진화에 대한 관점을 바꿔줄 화석 하나가 발견됩니다.
그것은 바로 2억 6천만 년 전의 원시 거북인 '에우노토사우르스 아프리카누스'의 화석입니다.
이 화석을 연구한 고생물학자 타일러 라이슨은 거북의 껍데기는 보호용이 아닌 땅을 파기 위한 용도로 진화했을 겁니다.
그는 에오노토사우르스가 두껍고 넓은 갈비뼈와 강력한 앞발을 지녔다는 사실을 토대로 앞발은 땅굴을 파는 데 적합했으며 갈비뼈는 앞발을 지지하기 위해 두껍고 넓어지는 쪽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합니다.
당시 남아프리카의 환경은 건조해지고 있어서 원시 거북은 이를 피해 땅을 파고들었고 그 과정에서 갈비뼈가 넓어졌다는 거였습니다.
이후 땅을 파기 위해 넓어진 갈비뼈 탓에 보폭은 좁아지고 이동 속도는 느려지자 거북의 조상들은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해야만 했고 그래서 기존의 넓어진 갈비뼈가 서로 융합돼 보호용 껍데기를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추측했습니다.
즉 처음에 등장한 껍데기의 목적은 땅파기용이고 그 이후에서야 보호 기능을 하게 됐다는 겁니다.
사실 거북이의 등껍질은 보호용 이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