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도감

코코 이야기 - 인간과 소통한 고릴라 이야기

해금도감 2023. 5. 1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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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의 탄생

1971년 7월 4일 샌프란시스코의 한 동물원에서 암컷 새끼 고릴라 한 마리가 태어났습니다.

사육사들은 이 새끼 고릴라에게 일본어로 불꽃의 아이라는 뜻을 가진 하나비코란 이름을 붙여줬고 자라면서 애칭인 코코로 많이 불리게 되었습니다.

자연 상태가 아닌 동물원에서 새끼 고릴라가 태어나는 경우는 매우 경사스러운 일이었지만 안타깝게도 태어나자마자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던 코코는 동물원의 의료시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피터슨 박사와의 만남

그렇게 무리와 어미의 품에서 떨어진 채 인간들 사이에서 치료받던 코코에게 스탠퍼드대 심리학 박사 페니 피터슨이 영장류와 인간 사이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피터슨 박사는 스탠퍼드 대학과 동물원의 배려로 1974년부터 포크의 거처를 옮기고 거의 24시간을 함께 지내게 됩니다.

피터슨 박사와 코코의 만남

이후 피터슨 박사는 손짓으로 상대방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수화를 코코에게 가르쳐 인간과 골라 사이의 언어 소통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이 실험에 대해 언론에 나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짐승인 고릴라가 인간이랑 소통을 할 수 있을리 없고 하더라도 그저 배운 제스쳐를 따라하는 수준이라고 폄하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에도 피터슨 박사는 인내심을 가진 채 실험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코코와의 의사소통

이러한 피터슨 박사의 믿음에 보답하듯 며칠이 지나자 반지라는 단어를 모르던 코코가 당시 조련사가 끼고 있던 반지를 가르키며 손가락과 팔찌란 단어를 수화로 표현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수화의 제스쳐를 따라한 것이 아닌 단어를 이해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코코는 자신의 상태와 원하는 것을 간단한 단어들을 조합해 박사에게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점점 능력을 꽃피우던 코코는 네 살이 될 무렵인 1975년엔 무려 170여 개의 단어를 깨우쳤습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고릴라 코코의 이야기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표지로 실리며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충격을 가져다 줬습니다.

 

아기 고양이를 사랑한 코코

그렇게 몇 년이 지난 뒤 인간의 나이로 성년이 다 되어 가던 무렵 평소 새끼 고양이 세 마리에 관한 동화에 푹 빠져 있던 코코가 피터슨 박사에게 자신이 직접 고양이를 기르고 싶다는 수아를 표현했습니다. 이에 피터슨 박사는 어미에게 버림 받아 유기묘로 남겨진 진짜 새끼 고양이를 입양해서 코코에게 안겨줍니다.

코코가 세상에서 가장 귀중하다는 듯이 새끼 고양이를 가볍게 들어올려 품에 앉자 새끼 고양이 역시 진짜 자기 어미를 만난 것 마냥 너무나 편안한 듯 온몸을 코코에게 맡겼습니다.

이 새끼 고양이를 받고 코코는 회색, 털 뭉치, 사랑한다라는 수화로 당시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아름다운 만남은 고작 6개만에 끝이나고 맙니다.

코코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우리에서 빠져나간 고양이가 지나가던 차에 치여 숨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은 코코는 혼자 있을 때마다 눈물을 흘리며 진짜 자식을 잃은 어미처럼 행동했는데 이것은 같은 종이 아닌 다른 생물의 죽음을 인지하며 슬퍼하는 공감 능력이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줬습니다.

이후 코코와 피터슨 박사의 교감은 2018년 코코가 46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코코에 대한 세상의 평가

코코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아주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코코가 고릴라와 인간 두 종을 뛰어넘는 소통과 공감을 다룬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일부는 연구를 핑계 삼아 강제로 시설에 갇힌 생활만을 강요받은 평생을 다른 고릴라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한 동물 학대로 하기도 합니다. 평가가 어떻든 간에 분명한 사실은 코코는 인간과 소통할 수 있었던 유일한 고릴라이며 다른 종인 고양이를 그 누구보다 사랑했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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