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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우리나라사람들 중에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가난하지만 착한 흥부가 제비 다리를 고쳐줘 복을 얻고 욕심 많은 놀부는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흥부와 놀부 이야기는 그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이고 다른 버전의 흥부와 놀부 이야기도 많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조금 다른 내용의 흥부 놀부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흥부와 놀부 이야기

옛날 어느 마을에 흥부와 놀부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흥부는 마음씨가 착했고 놀부는 심성이 나빴습니다.

부모는 심성이 나쁜 첫째 놀부에게만 궂은 일을 시켰고, 둘째인 흥부에게는 글 공부만 시켜 어릴 때부터 이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놀부는 흥부가 남을 돕느라 한 푼도 벌지 못하고 재산만 축내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놀부는 흥부를 불러 이야기했습니다.

"아우야 너는 나한데 기대서 놀고 먹기만 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 꼴이 보기 싫다. 어려서부터 우리 가문의 살림살이는 다 내가 혼자 장만한 것이니 너한테 돌아갈 건 하나도 없으니 어서 니 처자식을 데리고 떠나거라. "

깜짝 놀란 흥부는 놀부에게 애원했지만 놀부는 매몰차게 흥부네를 내보냈습니다. 빈손으로 쫓겨난 부부는 어린 자식마저 있어 이곳저곳 떠돌이 생활을 하며 하루하루 힘들게 구걸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식은 계속해서 생겨났고 어느덧 흥부 밑에는 25명의 자식들이 있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살림은 더욱 힘들어졌고 굶는 날이 계속 되자 흥부는 밥이라도 얻어먹으려고 놀부에게 향했습니다. 흥부는 최대한 불쌍한 척을 하면 놀부에게 곡식을 요구했습니다.

"형님 밤낮으로 일해도 돈 한 푼을 못 모으고 있습니다. 게다가 원하지도 않은 자식들을 얻었는데 그 수가 벌써 25명이나 됩니다. "

하지만 놀부는 몽둥이를 들고 와 흥부를 내리쳤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하늘은 인간에게 제각기 복을 내리는데 그렇다면 내가 네 복을 빼었겠느냐? 니 꾀에 나는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니 썩 꺼지거라."

결국 흥부는 아무런 수확을 얻지 못하고 몽둥이만 두들겨 맞은 뒤 집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어찌저찌 시간이 흘러 흥부의 큰 아들들은 20살 작은 아들들은 17살 정도가 되었는데 다른 집 자식들은 이 나이에 한창 농사를 짓고 나무를 베며 돈을 벌었지만 흥부의 아들들은 그저 부모에게 밥을 달라고 떼를 쓰기 바빴습니다. 때문에 부부는 끊임없는 가난함에 견딜 수 없어 세상을 뜨겠다고 하며 서로 목을 매려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부둥켜안으며 신세를 한탄했습니다.

그때 마침 스님 한 명이 흥부의 집을 지나게 되고 스님은 흥부네 이야기를 듣게되었습니다. 이를 안타까워한 스님은 좋은 집터를 알고 있으니 따라오라고 했고 흥부는 스님이 이야기해준 곳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집을 마련하고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화창한 봄이 되자 제비가 날아들어왔고 흥분의 집 처마에 둥지를 짓고 새끼들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구렁이가 제비 부모가 없는 틈을 타 둥지에 침입했습니다. 이를 보고 깜짝 놀란 흥부는 구렁이를 쫓았지만 새끼 제비들은 이미 다 도망쳤습니다. 그런데 한 마리는 다리가 부러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울고 있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흥부는 홀로 남은 새끼 제비를 거두어 치료해줬고 덕분에 건강해진 제비는 남쪽 나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제비는 흥부에게 입은 은혜를 신선하게 전했고 신선에게 신기한 박 씨앗을 받아 흥부에게 주었습니다.  흥부는 정성스레 박씨를 심었고 시간이 지나 커다란 박이 3개나 열렸습니다. 박을 쪼개자 그 속에서 쌀과 돈이 쏟아져 나왔고 흥부는 기뻐하며 박에서 나온 쌀로 밥을 돈으로 고기와 반찬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음식을 본 흥부의 아들들은 서로 주먹다짐을 하며 음식을 차지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흥부는 자식들끼리 싸움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맨손으로 뜨거운 밥을 쥔 채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배를 채운 흥부가 그다음 박을 열자 온갖 보물들이 쏟아져 나왔고 마지막 박에서는 아리따운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그 여인은 자신을 절세미인 양귀비라고 소개하며 흥부의 첩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박에서 나온 아름다운 양귀비(동화 내용의 참고사진)

한눈에 반한 흥부는 기뻐하며 양귀비의 손목을 잡았고 뒤이어 수백 명의 장인들이 연장을 갖고 나타났고, 그들은 호화로운 기와집을 지어주었습니다. 흥부가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온 동네에 퍼져나갔고 이를 질투한 놀부는 흥부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흥부는 놀부를 반가워했고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이를 들은 놀부는 나도 부러진 제비 다리를 치료해 주면 보물을 얻을 수 있을 거야 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놀부의 집에도 제비가 날아들었고, 6개의 알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놀부가 알을 너무 만져 5개의 알이 곪아버리고 겨우 깨고 나온 새끼 제비 한 마리는 너무나도 건강했고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진 놀부 결국 제비의 작고 여린 두 다리를 자기가 꺾어버리고 자기가 치료해주었습니다. 

이후 이 제비 역시 박 씨를 물어 갖고 오게 되었는데요. 놀부는 씨앗을 심었고, 하루도 안 되어 탐스러운 박이 3개나 열렸습니다. 놀부는 곧바로 박들을 켰지만 보물은 커녕 기이한 사람들이 나와 놀부의 재산과 돈을 털어가 버렸고 그래도 마지막 박에서 보물이 나오지 않을까 놀부는 기대를 가진 채 마지막 남은 박을 켰습니다. 그런데 박이 열리자마자 엄청난 수의 군사들이 나타났습니다. 군사를 지휘하는 거대한 몸집의 장군은 벼락이 치는 듯한 목소리로 놀부의 죄를 물었고 놀부는 엎드려 빌며 자신의 죄를 뉘우쳤습니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고 놀부가 주위를 둘러보자 하인들은 다 죽고 없고 곡식과 돈 모두 남아 있는 게 없었습니다. 놀부는 눈물을 흘리며 흥부를 찾아갔고 크게 놀란 흥부는 놀부를 받아주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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