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베짱이는 대부분이 알고 있는 우화입니다.
널리 알려진 우화 속 개미와 베짱이 내용은 여름에 개미가 열심히 일하고 베짱이는 개미가 일할 때 게으름을 피우고 열심히 놀기만 합니다. 그렇게 겨울이 다가오고 먹을 것이 없어진 베짱이는 개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착한 개미는 베짱이를 도와주고 베짱이는 그간 놀았던 것을 반성하며 이야기가 마무리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끝나는 엔딩이 아니라 다르게 끝나는 엔딩 버젼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 오늘은 다른 버젼의 개미와 베짱이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결말의 개미와 베짱이
어느 마을에 부지런한 개미들과 놀기만 좋아하는 베짱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개미들은 뜨거운 햇볕아래서 열심히 먹이를 나르고 있는데 베짱이는 나무 그늘에 앉아 노래를 부르면서 뒹굴뒹굴 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열심히 일하는 개미들에게 조롱섞인 어조로 이야기 했습니다.
"개미들아 맛있는 게 이렇게나 많이 널려 있는데 일만하다니 너희들 정말 바보 아니야?"
하지만 여기에 개미는 베짱이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당연히 지금은 식량이 많지. 하지만 많을때 모아둬야지 겨울을 보낼 수 있어! 우리 함께 힘내서 식량을 모으자."
당장 먹고 사는 데 문제가 없기에 굳이 일을 할 필요성을 못 느꼈던 베짱이는 이를 가볍게 무시했습니다. 개미들은 가을에도 열심히 식량을 모으는 데 전념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배짱이는 개미들을 놀리는 듯 그 앞에서 신나게 노래를 불러댔습니다. 개미의 식량 창고에 음식 차곡차곡 쌓여갈 때마다 점점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불어 어느덧 시간이 흘러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지금까지 실컷 놀기만 했던 베짱이는 당연하게도 아무런 식량이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 굶주리게 된 배짱이는 추위에 덜덜 떨며 먹이를 구하러 다녔지만 밖은 눈이 덮여 있었고, 여름이랑 가을과는 달리 그 어느 곳에도 먹을 만한 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배짱이는 개미들이 열심히 식량을 모으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도움 받을 곳이 전혀 없었던 베짱이는 염치없지만 개미들을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개미들은 이전과는 달리 집에서 따뜻한 차와 음식을 먹고 있었습니다. 베짱이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습니다. 개미들이 누구냐고 물어보자 잔뜩 풀이 죽은 배짱이는 애처롭게 이야기했습니다.
"개미야.. 나 베짱이야. 정말 미안하지만 식량을 좀 나눠줄 수 없겠니?"
그러자 개미들이 답했습니다.
"베짱아. 그러니까 우리가 말했잖아.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는 여름, 가을에 일을 해야한다고. 우리는 겨울을 보내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일했어. 그런데 너는 하루종일 노래만 불렀지. 그리고 그때마다 우리에게 바보같다고 놀려댔었잖아? 이제 누가 바보인지 알겠니? "
베짱이가 다시 답했습니다.
"그래 개미야 내가 정말 바보였어. 이제 알겠어... 그러니 제발 도와주지 않겠니? 너희말고는 도움을 구할 데가 없어."
하지만 개미들은 베짱이의 말에 더 이상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문을 쾅 닫아버렸습니다. 이에 베짱이는 돌아가려고 해도 폭설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베짱이는 정신을 붙들고 다시 문을 두드렸습니다.
"개미야.. 제발 도와줘"
아무리 배짱이가 두드려도 문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거센 눈보라가 몰아쳤고 점점 배짱이의 의식 희미해져 갔습니다.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던 배짱이는 결국 개미들의 집 앞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몇 시간이 흐른 후 눈보라가 그치고 날이 다시 밝아왔고 개미는 문을 열었습니다. 문 앞에는 꽁꽁 얼어붙은 베짱이가 있었습니다.
얼어 죽어버린 베짱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개미들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배짱이가 계속 여기에 있었구나. 안 그래도 겨울엔 식량을 얻기가 힘든데 잘 됐네."
개미들은 집 안에 있는 모든 개미 가족들을 불러 모아 죽은 배짱이를 에워쌌습니다. 그리고 달려들어 베짱이의 몸,얼굴, 배, 다리를 분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베짱이는 산산조각 났고 개미들은 이 조각들을 솥에 넣어 끓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푹 삶아진 베짱이 수프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렇게 불성실한 베짱이 덕분에 개미들은 더욱 풍족하게 겨울을 보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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