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투스(Citus)
시스투스는 북 아프리카의 카나리아 제도와 지중해 연안에 서식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햇볕이 내리쬐는 질이 나쁜 토양이나 바위에서도 잘 자라는 특징을 가졌습니다.
이 식물의 꽃잎 색깔은 흰색, 자주색, 어두운 분홍색등 다양하고 보기에 아름다워 유럽에서는 관상용으로 많이 키우는 식물입니다.
생긴 것이 아름다워 그런지 시스투스의 우리나라 꽃말은 '인기'입니다. 그런데 다른나라에서의 꽃말은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일본의 꽃물은 '나는 내일 죽습니다', 미국에서는 '임박한 죽음(imminent death)'라고 하는데 도대체 이 아름다운 꽃이 왜 이렇게 무시무시한 꽃말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자살하는 시스투스
시스투스는 자신이 서식하고 있는 주위에 다른 식물들이 들어와 그 땅의 밀도가 높아지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태워버리는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
오로지 자신만이 넓은 영토를 차지하려고 하는 이 시스투스는 자신의 주변이 빽빽해지기 시작하면 내부에서 오일을 뿜어내기 시작합니다. 이 오일은 사람의 신체 온도보다도 낮은 35도의 온도에서 불을 일으킬 수 있는 매우 강력한 휘발성 오일입니다. 이 오일이 35도 이상의 온도를 만나는 순간 시스투스의 몸이 불타기 시작하면서 자신을 포함한 주변의 모든 잡초들도 같이 타기 시작하여 주변이 잿더미가 되어버립니다.
실제로 건조한 중동이나 온도가 높은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가끔 이유를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하는데 그 원인을 이 시스투스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스투스의 번식
근데 여기서 의문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불을 지른다고하지만 결국 자신도 죽는데 왜 이런 방법을 택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시스투스의 씨앗에 있습니다.
시스투스가 불타기 전에 자신의 씨앗을 뱉어내는데 이 씨앗은 불에 강한 내화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불이 나 아무것도 없어진 토양에서 새로운 싹이 돋아나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생물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생존과 번식 전략을 가지고 있는데 시스투스는 그 중에서도 독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후손들을 위해 한 몸 희생하여 불을 질러버리는 시스투스, 이런 것을 보면 자연은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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